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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노동법/노동법률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69시간 개편안 의미

by 미스터샬롯 2023. 1. 5.

정부 자문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노동개혁 권고안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주요 골자는 근로시간의 연장입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1주간 최대 근로시간 한도는 52시간이지만,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안에 따르면 1주간 69시간 이상도 가능해집니다.

 

근로기준법 1주 근로시간

 

현행 근로기준법상 1주간 법정근로시간은 40시간입니다. 여기에 당사자간의 합의로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연장근로가 가능합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으로 가능한 근로시간은 법정근로시간 40시간과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합한 1주 52시간이 됩니다. 이 때문에 주 52시간제라고 부르기도 하죠.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였는지, 연장근로시간을 초과하였는지는 주 단위로 판단을 합니다. 어떤 주라도 1주일에 법정근로시간 40시간,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근로시간 69시간 개편안

 

이번 개편안의 1주 근로시간 69시간은 무슨 뜻일까요. 1주일의 근로시간이 법정근로시간 40시간 + 연장근로시간 29시간 총 69시간으로 확대되는 것인가요?

 

꼭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단순히 1주일의 근로시간을 69시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 주에는 1주 69시간 근로도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권고안에 따르면 현행 연장근로시간의 단위를 1주에서 월·분기·반기·연단위로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이게 핵심)

 

앞에서 설명한 것 처럼, 현행법상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은 주 단위로만 판단을 하는데, 이를 월 단위로 확대하게 되면 1개월간의 총 연장근로시간을 평균하여 1주간 12시간만 넘지 않으면 된다는 의미죠.

 

1개월의 평균 주수가 4.34주이니 평균하여 1주 12시간이 되려면 월간 연장근로시간은 총 52시간을 넘지 않으면 됩니다.

 

현재 기준으로도 1주간 연장근로시간 한도는 12시간이고, 여기에 월 평균 주 수  4.34주를 곱하면 월간 최대 연장근로시간은 52시간으로 동일합니다. 현재기준이나 개편안이나 연장근로의 최대 총량은 변함이 없죠. 

 

 

문제는, 월평균으로 1주 12시간을 넘지 않으면 된다는 말의 의미는,  바꿔 말하면 다른 주에는 연장근로를 하지 않고, 어떤 특정한 1주에 연장근로시간 52시간을 몰아서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어짜피 평균은 1주 12시간이 될테니까요.

 

이렇게 되면 어떤 특정한 1주의 근로시간은 법정근로시간 40시간 + 연장근로시간 52시간, 총 92시간까지도 가능해집니다. 

 

물론, 노동부나 정부는 1주간 최대 92시간의 근로는 1주일에 모든 연장근로시간을 몰아서 하는 극단적인 가정을 전제로 성립되는 것일 뿐이라며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1주일에 1일 이상 휴일(주휴일)을 부여해야 하며, 근로일 간 11시간의 연속휴식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기에 1주 92시간 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정부의 말대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근로일 사이에 11시간의 연속휴식이 부여되면 하루에 가능한 근로시간은 산술적으로 11.5시간입니다.  하루 24시간에서 근로시간 4시간당 30분의 휴게시간 총 1.5시간을 빼고, 연속휴식 11시간을 빼면 11.5시간이 되죠.

 

그리고 1주일간 주휴일 하루 제외하고, 11.5시간씩 6일 근무를 하면 1주일의 최대 가능 근로시간은 69시간이 되죠. 그래서 1주 69시간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죠. 

 

(만약, 주휴일에 쉬지 않고 휴일근로를 하게 되면, 11.5시간씩 7일 근무이므로 어떤 특정 주의 근로시간은 80.5시간도 가능해 진다는 사실.. ) 

 

물론, 위 내용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권고안이며 개편안일 뿐입니다. 다만, 정부에서 의지를 갖고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언젠간 실현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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